1. 줄거리 요약 및 전개
《베테랑》은 범죄 액션이자 사회 고발 성격을 띠는 영화로, 정의로운 형사와 권력과 자본의 힘으로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려는 재벌 2세 사이의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을 그린 작품이다. 특히 대한민국 사회의 부패한 재벌 권력, 경찰의 정의감, 서민들의 억울한 현실을 고루 녹여내며 단순한 오락영화를 넘어선 현실 풍자의 성격을 띤다.
주인공은 강력반 형사 서도철(황정민 분). 그는 원칙보다는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사건을 처리하는 베테랑 형사로, 범죄자와 직접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행동파다. 어느 날, 중고차 사기를 벌인 범죄자 일당을 소탕하면서 정의감을 드러낸다.
그와 동시에, 한 트럭운전사가 자살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한다. 유서는 없지만, 그의 아내는 남편이 억울한 일을 당했고, 그 뒤엔 거대 기업이 있다는 심증을 갖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서도철은 국내 굴지의 유통재벌 ‘상해그룹’의 후계자 조태오(유아인 분)의 이름을 접하게 된다.
조태오는 상류층 특유의 오만함과 잔혹성을 지닌 인물이다. 외형적으로는 잘생기고 스마트하지만, 불법과 폭력을 일삼으며, 사람의 생명조차 숫자로 계산하는 냉혈한이다. 그는 자신을 향한 수사도 돈과 권력으로 무마하려 한다.
서도철은 조태오의 비리를 본격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하고, 조태오가 벌인 폭행과 살인까지 은폐하려는 정황이 드러난다. 특히 트럭기사의 자살 사건 뒤에는 조태오의 직접적인 가해 사실이 있었고, 이를 막기 위해 온갖 권력이 동원된다.
서도철은 동료들과 함께 끈질기게 수사를 이어가며, 조태오가 벌인 불법 행위와 인권 유린, 증거 인멸을 낱낱이 추적해낸다. 결국 조태오는 경찰에 의해 체포된다.
2. 사회적 해석과 영화의 메시지
1) 재벌 권력과 부패한 자본주의에 대한 고발
《베테랑》은 단순한 범죄 액션 영화가 아니다. 영화가 다루는 핵심은 부패한 자본 권력과 그에 종속된 사회 구조다. 조태오는 전형적인 재벌 2세의 클리셰를 상징하며, 법보다 위에 군림하려는 현실 재벌의 위선을 대표한다.
그는 “돈으로 안 되는 게 어디 있어?”라고 말하며 공권력조차 조롱한다. 이는 특권층의 무소불위 권력이 실제로 법 위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실을 꼬집는다.
2) 정의를 관철하려는 평범한 사람들의 투쟁
서도철은 완벽한 영웅이 아니다. 그러나 그는 억울한 사람을 외면하지 않는 형사이며, 동료들과 함께 경찰로서의 양심과 소명의식을 지키려 한다. 이는 영화가 현실의 평범한 사람들 속 정의에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3) 영화 속 상징과 풍자
영화 곳곳에는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가 담겨 있다. 조태오가 경찰을 조롱하거나, 로펌이 법을 이용해 범죄를 은폐하는 장면은 “법은 가진 자의 편”이라는 사회적 냉소를 반영한다.
서도철의 감정 폭발 장면은 관객에게 대리 분노를 제공하고, 현실에서 실현되지 못한 정의에 대한 대리 카타르시스를 만들어낸다.
3. 결말과 그 의미
영화의 결말은 조태오가 경찰에 의해 체포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는 단순한 권선징악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 희망의 메시지: 아무리 거대한 권력도 진심 어린 정의 앞에 무너질 수 있다는 믿음을 전달한다.
- 소명의식: 서도철은 자신이 ‘옳은 일’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정의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임을 보여준다.
- 현실과의 간극: 관객은 이 결말에 시원함을 느끼지만,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정의의 실현에 씁쓸함도 느끼게 된다.
“정의는 실현되어야만 의미가 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행동할 때만 가능하다.”
< 맺음말>
《베테랑》은 통쾌한 액션과 유쾌한 대사로 흥행에도 성공했지만, 그 이면에는 매우 진지한 사회적 성찰이 담겨 있다. 재벌과 권력, 부패한 구조에 맞선 형사의 이야기지만, 이는 결국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시민이 공감하고 분노하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다.
정의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작지만 끈질긴 목소리에서 시작된다. 《베테랑》은 그 목소리를 영화적 언어로 유쾌하면서도 묵직하게 들려준다.
“우리는 모두 정의롭고 싶다. 하지만 정말로 정의롭기 위해선, 때론 싸워야만 한다.”